다랑쉬오름 옆 작은 오름 '아끈다랑쉬 오름'
아끈다랑쉬오름은 다랑쉬오름에 아끈이라는 접두어가 붙은 것인데, 제주 말로 ‘아끈’이란 ‘작은’을 뜻한다.
다랑쉬오름은 구좌읍에 있는 오름 중에서 가장 당당한 자태를 가지고 있으며, 마치 혹성에 딸린 위성인 양 바로 옆에 자그마한 분석구를 하나 끼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아끈다랑쉬오름이다.
다랑쉬오름과 입구를 마주하고 있어서 주차장도 함께 쓴다.
지금은 주차장 가는길이 공사 중이라 꽤 덜컹거리며 가야 한다.
올라가기 전에 보기에도 나지막한 오름이 귀엽다. 뭐 그리 대단하다고 주차장이 꽉 차있다.
오름 왼쪽으로 메밀밭이 예쁘다.
지금 메밀꽃이 한가득 피어있는데 꽤 넓다.
메밀은 관상용 꽃이 아니라 농부가 제배하고 있는 농작물이다. 사진 찍고 즐기기는 좋지만 조심해야 할 것 같다.
3시 반에 도착해서 메밀밭에가서 30~40분 놀다가 4시에 올라가면 시간이 딱 맞을 것 같다. 10분~ 15분이면 올라갈 수 있다.
우리는 메밀밭에서 찍은 사진이 너무 많기도 했고, 여기 저기 들르느라 4시에 도착해서 그냥 오름으로 올랐다.
벌써 예쁘다.
억새는 살짝 보랏빛을 띈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10월이 넘어가면서 그 안에 씨를 다 떨어뜨리고 나면,
저런 아이보리 빛으로 변하며 가벼워진 머릿결이 바람 따라 흩날린다.
그리고 햇살을 받으면 반짝 반짝 빛나는 게 Silver Grass라는 영어 이름이 끄덕여지는 아름다운 가을을 그려낸다.
아끈다랑쉬오름의 비고는 58m에 불과해서, 다른 오름에 비해 쉽게 오를 수 있다.
약 10분~15분이면 오를 수 있는 아주 낮은 오름이지만 가파르고 미끄럽다.
게다가 길이 좁아 오르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마주치면 한번씩 비켜서줘야 한다.
내려오는 길이 더 미끄럽고 잘못 넘어지면 다칠 수 있으니 조심해서 내려와야 한다.
따라비 오름 억새도 그지 없이 아름답지만 이미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한다.
좋은 건 어찌 그리 소문이 빠른지...
가운데 그림자 진 부분이 화산용암 거품이 퐁~! 하고 터져서 생긴 작은 분화구 자국이다. 다른 오름처럼 선명하게 깊지 않지만 그래도 분화구 자국을 구경하는 건 언제나 즐겁다.
제주의 가을에는 억새가 있어야 한다. 아는 사람은 다 알고 가을 제주를 놓치지 않고 찾는다.
이 시간에 가면 짧은 시간안에 태양의 색이 변하면서 억새로 가득한 오름의 색이 변하는 걸 볼 수 있다.
제주로 이사오고 나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많이 알아가고 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애국가라도 한번 틀어줘야 할 것 같은 아름다운 광경들이 주변 가득해진다.
마음이 설레고 세상이 다 예뻐보이는 마법의 시간이다.
한라산도 보이고, 손지오름도, 멀리 백약이 오름처럼 보이는 오름도 보인다.
네~ 개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농부의 눈으로 보는 억새는 정말 "겁나게 억센 놈"이다.
밭에 난 억세를 뽑으려면 뿌리가 깊어서 손목이 나갈 정도로 땅을 파고 뽑아야 한다.
그래서 '억세'인줄 알고 살았다.
게다가 우리밭 억새를 처리하지 않으면 그 씨앗이 날려 남의 밭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부지런히 뽑아줘야 한다.
하지만 농부가 아닌 순간의 가을 제주는 예쁘기만하다. 골목길을 걷기만 해도 곳곳에 반짝거리는 억새가 내 앞길을 금빛으로 밝혀주는 제주 가을길을 추천합니다.
가을 제주에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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