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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

함덕 1인 9,900원짜리 생선구이는 어떨까? 가성비 생선구이 맛집 '함덕마당'

by 교양중년 개복치씨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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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함덕에서 산다는 건 육지 사람들이 억울해 마지않는 '바가지 천국'에 사는 것이다. 그래서 억울하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육지에서는 잘만 있는 4,000원, 5,000원짜리 생선구이 집? 그런 건 없다. 육지 사람들은 제주 사람들이 갈치를 바다에서 줏어다 슥슥 물에 몇 번 헹궈서 20만 원씩 파는 줄 아는데... 쯧! 제주도 바닷가에서 장사하려면 그 세가 얼마이며, 이 비싼 물가에서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을 고용하여 쓰려면 그 인건비는 얼마인지... 시장에 나가보면 2, 3일씩 집에 못 들어가면서 상처 없이 모셔온 갈치값은 얼마인지... 게다가 다들, 굳이, 통 갈치, 크고 상처 없는 이쁜 갈치를, 문어와 전복과 함께, 바다 보면서 먹고 싶어 하잖아?

굳이 억울하자고 따지면 내가 억울한건... 나도 흑돼지랑 갈치 말고 딴 것도 먹고 싶은데 메뉴 종류가 너무 없다는 거다. 관광객을 위해 건설된 시장의 형성은 메뉴의 축소를 가져왔고, 난 억울하다...


서우봉쪽으로 함덕 해안 끝자락에 공동 샤워실이 딸린 화장실이 있다. 그 바로 길 건너에 '함덕 마당'이라는 생선구이집이 있다. 믿거나 말거나 생기자마자 함덕 사람들로 북적북적. 함덕 사는 주제에 마당 없는 우리도 남이 구워주는 생선 먹고 싶다. 금방 자리 잡아 버린 '함덕 마당'. 브레이크 타임 없는 거의 유일한 함덕 내 식당이기도 하다.

영업시간

08:30 ~ 21:00
매달 2번째 수요일 정기휴무
브레이크 타임 없음


갈치구이가 9,900원이 아니라 생선 구이 가격이다.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실내는 깔끔하다. 바다도 잘 보인다. 서우봉도 잘 보인다. 시원~ 하니 조타. 창밖으로 관광객 구경하는 맛도 있는 재미난 곳이다.


상차림을 잘 보면 알겠지만 밥공기와 비교하여 고등어, 갈치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 엄청 크고 실하다. 갈치가 작은 게 아니라, 고등어가 엄청 크다. 2인 한상차림이었는데 밥 세공 기를 먹을 동안 저 생선을 다 먹지 못했다. 맛있었다. 의외로... 미역국이 별로다.


세계적으로 모든 물가는 올랐고, 그래서 9,900원에 포함되어 있던 공기밥이 독립을 했다. 충분히 양해하니 문만 닫지 말아 다오.
2인일 경우, 각자 고등어를 한마리씩 먹을 수도 있고, 두 가지 생선을 섞어 먹을 수도 있다. 갈치도 푸석푸석한 냉동갈치가 아니다. 팟지인지 세네갈인지는 모르지만 아주 맛난 녀석이었다. (다음에 꼭 원산지를 찍어 와야겠다.)

나머지 그놈의 "통갈치"셋트의 구성을 보았는데 이 정도면 아주 합리적이고 만족스러워 보이는 가격이다.

동네 생선구이집 이야기를 하다말고 괜한 일로 목청 높이는 건 좀 우스운 일이다. 게다가 나는 숙소를 하지도 않고, 식당을 하지도 않지만 그냥 여름만 되면 제주도 바가지에 대해 박박대는 사람들에게 꼭 한 번쯤은 말하고 싶은 게 있다. 우리는 모든 택배를 최소 3,000원에서 많게는 8,000원을 더 내고 주문한다. 가구 같은 건 최소 배달비가 100,000원부터 배달 불가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평생 (나는 몇 년 안됐지만) 그렇게 내고 사는데, 육지 사람들이 섬에다 그렇게 파는 건 "물류비"가 당연한데, 그 물류비를 들여 쌀을 사고, 우유를 사고, 샴푸를 사고... 그래서 우리도 비싸게 사 먹지만 불만 없이 사는데, 그럼에도 아직도 못 받는 물건이 허다한데, 왜 평생에 두 번쯤 오면서 그렇게 억울해할까?

건물을 지으려면 재료조달비가 배가되고, 생선을 잡으러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려면 기름값이 배가 된단 말이다~~~ 이 사람들아~~~~

아~ 이게 아닌데. 우리동네 생선구이 전문식당 '함덕 마당'. 소듕해~

내 돈 내고, 내가 사 먹은, 나의 소중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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