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중에 오름 하나쯤 오르고 싶은데 아이가 잘 따라올지 걱정이고, 나의 저질 체력이 걱정이라면 난이도가 낮은 작은 오름에 올라 정상에서 바라보는 제주 풍경을 맛볼 수도 있다. 크기별로 다양한 오름들 중에 뒷산보다 낮아서 수월하게 오를 수 있는 곳들을 정리해봤다. 다음 제주 여행 때는 잠시 시간 내어 오름에 한번 올라보면 어떨까? 갈 때마다 난이도를 조금씩 높여보는 것도 좋다.
제주도에는 368개의 오름이 있다고 한다. 매일 올라도 1년이 넘게 걸릴만한 많은 수를 자랑하는 오름은 크기에 따라 10분이면 올라가는 작은 오름부터 2시간은 올라가야 정상에 도착하는 꽤나 난이도가 높은 오름도 있다. 작은 오름의 둘레길은 곳잘 올레길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오름을 오른다는 것은 제주의 한 부분을 접하며 화산섬 제주의 태고를 이해하는 것을 포함하여, 움푹패인 분화구를 볼 때마다 감동하는 것, 제주의 숲을 즐기는 것, 그리고 정상에 올라 제주 풍경을 바라보며 성취감을 맛보는 것 등의 아주 건강한 즐거움을 선사해 주기도 한다.
여기서 20분 안에 오른다는 의미는 시간을 짧게 잡는 것이 아니라 오름의 난이도를 구분한 것이다. 초등생도 천천히 걸어 올라갈 수 있는 코스를 뜻한다. 오르는 길을 즐기고, 내려오는 길을 즐기고, 그리고 둘레길을 둘러둘러 산책하는 시간들을 포함하면 2시간까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1. 아부 오름
'앞오름'이 '아보름'이 되었고 지금은 '아부오름'으로 불리는 곳이다. 오름 크기에 비해 상당히 커다란 굼부리가 있고, 굼부리 안에 원형 모양으로 심어놓은 삼나무가 멋지다. 81세 우리 어머님도 오른 곳이니 얼마가 오르기 좋은 곳인지 알 수 있다. 물론 천천히 오르셨다. 오름에 올라 굼부리 주변을 한 바퀴 돌며 굼부리 안에 삼나무를 바라보는 것도 좋고, 몸을 돌려 오름 바깥 풍경을 구경하는 것도 좋다. 거의 가장 수월하게 오를 수 있는 오름이 아닐까 한다.
2. 사라봉
고운 비단이라는 듯을 가진 '사라봉'은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열 곳 중에도 들어가는 오름이다. 사라봉에서 보는 노을이 일품이며, 북쪽으로는 푸른 바다가 있고 남쪽으로는 한라산의 모습이 아름답다. 제주항이 내려다보이고 제주 시내의 모습이 일몰과 어우러져 시원스레 내다보이는 아름다운 곳이다. 소요시간 약 15분~ 20분, 빠른 걸음으로 10분 정도 걸리며 제주 도민들이 산책로로 많이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일몰 후에 내려오는 길이 위험하거나 무섭지 않으니 당장 가보자. 탁 트인 그곳에 올라보면 오름의 매력에 푹 빠질 테니.
3. 원당봉
중국 기황후가 아들을 가지기 위해 풍수지리가들이 가장 영험한 장소로 지정해준 장소가 제주 원당봉이라고 한다. 이에 기황후는 원당봉까지 와서 탑과 사찰을 지어 기도를 올리고 돌아가 태자를 낳았다는 전설이 있다. 이곳의 기가 얼마나 영험한지 진시황의 사자들이 불로초를 찾아 들렀다는 전설도 있는 곳이다.
원당봉, 망오름, 삼양봉 3개의 능선에 7개의 봉우리가 이어져 있어 원당칠봉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삼나무, 소나무, 비목나무, 예덕나무, 보리수나무 등으로 이뤄진 울창한 상록활엽수림이 사시사철 시원한 그늘로 방문객을 반긴다. 워낙에 영험한 곳이라 알려진 장소이다 보니 불탑사(조계종), 원당사(태고종), 문강사(천태종) 세 종류의 사찰이 한데 어우러져있으며, 문강사는 굼부리 안에 연못과 함께 자리하고 있어서 특이함까지 갖추고 있다.
정상까지는 왕복 30분 정도 걸리지만 둘레길을 걸으며 오랜 시간 자리한 사찰들도 방문해 본다면 1시간 30분~ 2시간까지도 걸린다. 기분 나쁘지 않은 서늘함이 어쩐지 진짜로 영험한 곳은 아닐까 살짝 경건해지는 아주 좋아하는 오름이다.
4. 모구리오름
모구리 야영장 안에 위치하며 왕복 30분 정도 걸리는 산책코스로 편백나무 숲이 일품이다. 면역력 증진에도 좋다는 피톤치드 방출량이 남다른 편백나무는 건강을 위해 인테리어에도 많이 쓰이는 나무이다. 이 나무 숲에 들어가 준비되어 있는 평상에 드러누워 마시는 공기는 알프스의 그것이 부럽지 않다. 운이 좋으면 방목하여 기르는 말들을 만날 수도 있는데 건드리지 않으면 공격하지 않으니 멀리서 자연 그데로의 말의 모습을 바라보는 여유로움이 좋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5. 금악오름/금오름
'효리네 민박'에서 아이유가 방문한 것이 알려지면서 망가지기 시작한 오름이다. 이데로라면 조만간 강제 휴식년에 처해질지도 모르니 지금 가보는 것이 좋겠다. 금악리에 위치해서 금악오름이라고도 부르고 금오름이라고도 부른다. 굼부리 안에 물이 고여 '산정화구호'가 특징이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은 탓인지 현재는 비가 오지 않으면 말라있는 모습을 보인다. 해송, 삼나무, 찔레, 보리수, 윷노리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다.
능선이 아름답고 오름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일품인 곳이다. 굼부리 안에 들어가 돌탑 좀 그만 쌓으면 좋겠다. 자연을 거스르는 행동들 때문에 물이 고이지 않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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