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여행 중정기념당
타이베이의 12월 날씨는 31도와 20도가 교차하는 날씨였는데, 내가 타이베이 중정기념관을 방문한 날은 31도였다. 중정 기념관 건물로 향하는 잘 꾸며진 마당이 있었지만, 그 길로 걸어 나갔다가는 말라비틀어질 것 같았다. 그 길을 따라 들어와 계단을 올라 2층에 장개석 동상과 그 앞에 위병교대식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1층부터 시작했다.
전시 일정
매일 9:00~18:00
섣달 그믐날, 설날 초하루, 228기념일(2월 28일), 정기 계기 점검일은 휴무
일단 파란 하늘아래 우뚝 선 건물이 멋져서 좋았다. 저 계단을 올라 들어가면 장제스 총통의 동상이 보인다. 눈도 깜빡이지 않는다는 위병들의 교대식은 매시 58분 즈음에 시작해서 약 10분 동안 진행된다.
건물 정면은 바라보고 왼쪽으로 돌아가면 1층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나온다. 기념품을 파는 곳도 나오고, 장개석 박물관, 그리고 특별 전시장이 나온다.
1층 전시실에서 1980년대 정부의 언론 탄압에 투쟁하고 희생당한 많은 사람들의 자료가 잘 전시되어 있었다. 들어가기 전 인포메이션 센터 뒷편으로 무료로 짐을 맡길 수 있는 락커가 있고, 지정된 전시마다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한국어 해설이 가능한 헤드셋도 무료로 빌려준다.
쉬어갈 의자도 많아서 쉬엄쉬엄 헤드셋의 해설을 경청하며 전시장을 돌다보니 우리나라의 1980년대랑 무척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새마을 운동도 대만에서 배워온 정책이었다는데, 당시에 가까웠던 두 나라의 모습은 이것저것 많이 닮아있었다.
장제스 총통의 집무실 전시룸이 마련되어 있다. 들어갈 수는 없지만, 사진은 찍을 수 있다.
1층 두 군데 전시장을 둘러보고 나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가면 높은 천고의 야외 강당이 나오고 이 안에 커다란 장개석 동상이 보인다. 양쪽으로 위병들이 보초를 서고 있는데, 매시 58분경부터 위병 교대식을 진행하니 기왕이면 그 시간에는 4층 동상을 보러 가는 걸 추천한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중국 국민당의 수석 장제스 총통이, 제 2차 세계 대전 후에 중국 내에서 일어난 공산당과의 내전에서 불리한 위치가 되자 중화민국 정부를 타이베이 시로 옮기면서 '대만'이라는 나라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공산당에게 중국 본토를 빼앗긴 장제스와 북한과 대립하던 대한민국은 아시아 반공연맹을 창설할 정도로 반공주의의 혈맹을 맺기에 이르렀지만 1992년 대한민국이 중국과 수교하게 되면서 대만과의 혈맹 관계는 소원해졌다.
나라와 국민의 이익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만과 수교를 끊어야 했지만, 안중근의 의거에 탄복한 장제스 총통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는 이야기는 모두가 알고 있는 만큼, 우리는 마음속에 대만이라는 나라와 장제스 총통에 대한 애정과 감사의 마음이 숨어있다. 대만의 국호는 중화민국이며, Republic of China이고, 우리 나라의 국호는 대한민국이며, Republic of Korea라는 것만 봐도 두 나라간에 얼마나 많은 협력 관계가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대만에 방문 예정이라면, 일정 중 2시간 정도 시간 내어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