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아주 가까운 지인이 작은 가게를 오픈 했다.
진심을 다해 축하해주고픈 마음에 몇주 전부터 리본에 적을 글귀를 고민하면서 "화환 쇼핑"을 했다.
예상 가격보다 너무 싸서 오히려 의심스러웠지만
"배칠수 꽃배달은 새 꽃만 사용합니다."
라는 문구를 당연히 생화라고 받아들이고 화환을 주문했다.
화환을 받은 지인에게서 온 사진에서 보이는 2층 계단을 장식한 화환은 제법 크고 예뻐서 내심 "배칠수의 꽃배달"예찬을 하며 앞으로 모든 경조사에 꽃화환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순진하기도 하지.
3주 후 드디어 서울에 올라와 가게를 방문했다. 계단으로 올라가라고, 보내준 화환 있다는 말을 듣고 좀 의아했다.
3주 동안 그 꽃이 있다고?
얼핏 보고도 몰랐다. 뭐가 잘못된 건지.
조화만으로 만들어진 화환 중간중간에...
민망하게 꽂혀있는 생화들.
정말 너무 어이없고 낯부끄러워서 내 실수인가 다시 찾아봤다.
일주일을 찾아봤으니 내가 틀린 건 아니었다.
"일부 조화가 사용될 수 있다"는 안내문이다.
화환을 보낸다는 건 돈을 아끼려고 하는 이벤트가 아니다.
내 경우는 그렇다.
처음 보내보는 화환이었지만,
문 앞에 크고 예쁜 화환이 손님을 맞아주면 뭔가 더 있어 보이라고, 더 환하게 빛나라고, 고심해서 보낸 선물이었다.
조화라서 참... 실망했다.
차라리 화분을 할걸...
미안한 마음에 치우는 것까지 내가 해주겠다고,
다시 배칠수의 꽃배달에 전화했다.
화환 4개까지 회수비용이 만원이라 해서 일단 회수 신청하면서 조심스레 물어봤다.
이거 잘못된 거 아니냐고, 일부 조화가 아니지 않으냐고.
장례식 화환은 짧게 진열되니까 생화고,
축하화환은 오래 두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원래 그렇다고 한다.
백만 원짜리를 사도 축하화환은 조화라고 했다.
설명을 들으니 그렇구나... 싶긴 하지만,
어쨌거나 내가 주문할 때의 마음은 그 마음이 아니라고, 상품설명에 제대로 기재해 달라고 요청했다.
배칠수의 꽃배달에 대한 결론은,
1.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시간을 집어서 주문했지만, 오픈하기 두 시간 전에 도착해있었다.
2. 크고 예뻤다.
3. 모두 조화였다.
4. 수거비용이 4개당 만원이다.
마음도 안 상하고, 낮 뜨거울 일도 없으려면 알고 주문하자!
협찬을 꿈꾸기는 하지만 아직은...
제돈 주고 제가 사용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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