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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

제주도 칼국수맛집 '코코분식'

by 교양중년 개복치씨 2021.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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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와 수제비가 들어간 음식을 칼제비라고 부른다. 하지만 '코코분식'에는 수제비 두께에 칼국수 길이의 면이 들어간 진정한 칼제비가 있다. 그래도 이름은 칼국수다. 착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착한 식당 '코코분식'. 최애 식당이다. 

 

제주도에 정착하기 전에 제주도를 부지런히도 댕겼었다. 그날은 시청에 볼일 보러 내려온 김에 시내 구경도 할 겸, 시청 앞 숙소에 머물렀는데, 식당이 너무 많으니 오히려 어디를 가야 할지 몰라 직원에게 물어봤었다.

"맛있는 집 좀 소개시켜주세요~."

잠깐 고민하던 직원이 물어봤다. 

"팬시하고 고급스러운 집을 찾으세요 아니면 그냥 허름해도 맛있는 집 찾으세요?"

팬시가 무엇이고 고급스러운 것이 무엇이던가. 동네 맛집이 최고지. 

너무나 조심스럽게, 지저분해 보일 수 있지만 더러운 곳은 아니라며 아주아주 조심스럽게 소개해줬던 집이다. 

그냥 골목에 있는 집이었다. 그런데도 줄 서 있던 집. 너~~~ 무 맛있어서 깜짝 놀랄 그 당신 이 집 칼국수 가격은 3,500원이었다. 그리고 문을 잘 안 열어서 사람 애를 태우던 집이었는데, 어느 날 이전하면서 크기도 키우고 영업날도 잘 지키신다. 가격도 올랐지만 더 올려도 불만 없이 먹을 맛이다. 

 

영업시간

월, 화, 목, 금 11:00~20:00

(수, 토, 일은 쉽니다. 예전에 비해 이 정도면 진짜 영업 많이 하는 겁니다.)

 

칼국수와 무생채와 무김치

 

할머니 한 분과 홀 서빙보는 이모 한분 계셨는데, 아주 오래된 작은 식당이었다. 

'착한식당'이라는 팻말이 붙어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시대에 3,500원이라니... 게다가 이 면 두께 뭔데? 이 맛, 이거 뭔데? 아 또, 이 무채, 이게 진짜 별미다.

 

주문서

 

가격

칼국수 5,000원/ 육개장 5,000원 / 비빔밥 5,000원 / 콩국수 5,000원 / 포장 시 500원 추가

 

테이블에 앉으면 테이블 위에 놓인 주문표에 메뉴를 적어 이모님께 제출해야만 식사가 나온다. 

쓰여있는 대로 테이블 번호를 꼭 적어야 한다. 테이블 번호는 테이블에 쓰여있다. 

식사가 나오면서 이 주문표가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다 먹고 계산할 때 들고나가 계산하면 된다. 

 

메뉴 - 육개장

육개장이라는건 육지 사람들이 알고있는 그 육계장이 아니고, 

제주식 돼지고기 국물에 고사리를 듬뿍 풀어 고사리를 녹이다시피 끓여낸 국이다. 

사진을 겸비해주면 좋겠지만, 나는 이 제주식 육개장을 못 먹어서 사진을 찍을수가 없다. 

많은 제주분들이 육계장을 드신다.  

 

비빔밥

 

메뉴 - 비빔밥

보이는 데로다. 어디서도 먹어본 적 없는 빈약한 재료. 고추장 맛만나는 이 비빔밥이 나는 왜 맛있는 거냐고. 

두 사람이 가면 칼국수 두 개보다는 칼국수 하나 비빔밥 하나를 시켜먹는 걸 추천한다. 

비빔밥에 칼국수 국물을 주시는데 그게 웬만한 국그릇보다 큰데 주시기 때문에 칼국수만 덜어내서 나눠먹기 아주 좋다. 비빔밥 하나 가운데 놓고 칼국수를 두 개로 나누어 먹으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보이는 데로 고급스러운 맛은 아니다. 그래도 맛있다. 

 

면이 아주 두터운 칼국수

 

메뉴 - 칼국수

진한 멸치국물에 한 번에 한 줄밖에 먹을 수 없는 칼국수를 양껏 넣고, 큰 김 한 장 반 접어 넣고 표고버섯 듬뿍 넣고, 계란 확 풀어놓은 뒤 참깨와 참기름을 아끼지 않고 때려 부었다. 그 조화, 그 고소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수타면보다 공장면을 좋아하는 나는 밀가루 냄새가 나는 두꺼운 면 싫어하는데 이 집은 이렇게 면이 두꺼운데도 밀가루 맛이 나지 않는다. 굉장히 시골에서 먹을법한 맛이다. 제주가 시골인가? ㅎㅎ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맛있다. 그럼 된 거다. 

 

우리끼리 아는 맛집인 줄 알았는데 요새 보니 여기저기 '제주 맛집'으로 '코코분식' 칼국수가 소개되곤 한다. 좋으면서도 싫다. 원래도 줄 서던 집인데 줄이 길어지는 것 같다. 

입구 바로 앞이 부엌이라 안이 다 보이는 구조라서 깨끗하게 작업하는 걸 볼 수 있다. 그리고 오늘 본 장면인데, 굳이 친절하지 않은 남자 직원분이 설거지를 하면서도 계속 홀을 살피고, 이모님을 도와 빈 테이블을 제깍제깍 치우면서 누구한테 한번 웃어주지도 않았지만, 줄이 꽤나 서 있었음에도 혼자 와서 1명 자리를 기다리던 손님에게 4명 자리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진정한 식당 주인의 자세를 보여줬다. 

 

제주도 제일의 꽈배기 '용꽈배기'집이 바로 근처인데, '코코분식'을 먹고 나오는 길에는 이 꽈배기를 먹을 수 없어서 너무 아쉽다. 왜냐하면 배가 부르기 때문이다. 진짜 엄청 배가 부르다. 

 

남자와 여자가 음식 양이 조금 다르다. 워낙 많이 주시다 보니 여자들이 음식을 많이 남겨서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렇다고 욕심내서 '남자만큼 먹는 여자'라고 굳이 어필하지 않아도 된다. 충분히 양이 많다. 내가 이미 해봤다.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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