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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

고양이가 운영하는 카페, 제주 "헛간"

by 교양중년 개복치씨 2021.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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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번째 단골 카페 "헛간"


요새야 어디 살든 모두들 그렇겠지만...
제주에 살다 보면 단골 카페 몇 개쯤 있을 수밖에 없다.
예쁜 카페가 너~~~ 무 많으니까!!
날씨따라 가는 카페가 다 다르다.
바다가 보고 싶은 날, 숲에 쌓여있고 싶은 날, 시야가 넓은 들판을 보고 싶은 날, 오로지 커피맛이 중요한 날, 디저트가 더 중요한 날, 비 오는 날, 맑은 날, 늘어져 있고 싶은 날, 노트북 들고 하루 종일 카페에서 작업하는 날, 날, 날...
매일 다른 곳을 다녀도 다 못가는 카페 천국이다. 제주는.

"헛간"은 아늑하고 정겨운 곳이다.
나무로 가득한 곳. 푸른 곳, 이상하게도 하늘이 항상 예쁜 곳, 겨울에 가면 난로 위에 군고구마를 집어 먹을 수 있는 곳.
그리고 고양이가 영업하는 곳이다.


이상하게 여기만 가면 하늘이 그렇게 이쁘다.
파란 지붕과 녹색의 식물들이 어우러져서인가? 맑으면 맑아서 예쁘고, 비가 오면 비가와서 예쁘다.


요새는 보기 드문 옛날 귤박스로 만든 책장에 책들이 가득 꽂혀있다.
운이 좋으면 차 마시는 동안 흠뻑 집중할 수 있는 책을 발견할 수도 있다.


날이 좋으면 데크나 마당 어디에서도 차를 마실 수 있다.
산바람이 선선한 날에는 바깥에서 차를 마시다 살짝 졸 수도 있다.


안주인이 "이거 이거 만들어주세요~." 하면
바깥주인이 뚝딱 뚝딱 만들어가며 완성했다는 카페 구석구석은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차를 주문하고 앉으면 어디선가 녀석이 슬그머니 다가온다.
아, 항상 그렇다는 건 아니다. 녀석들 컨디션 따라 다르다.
그분들은 고고하시니까.
가끔 운이 좋으면 저렇게 아예 사람을 녹여 놓으실 때도 있다.


"헛간"의 첫번째 주인, "블루"는 둘 중에 조금 마른 편,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창가에 앉아 바깥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나는 너 스릉흔다~~~~~



졸때 다가가면 언짢아하신다.
갈 때마다 눈치 본다.


"헛간" 둘째, "룰루"는 이리 봐도 둥글, 저리 봐도 둥글.
둘 중 꼬리가 더 통통하고 둥글둥글한 녀석인데 이집의 둘째이자 영업부장님이시다.
손님이 오면 지켜보다가 다가가 인간을 홀리는 애교를 부린다.
리엑션이 좋으면 좋을수록 애교가 심해지는데...
관심없는 척 노트북질 하면 자판에 앉아버린다. 하악~ 하악~



쳐다봐 주신다고 해서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뜻은 아니다.


자다가 가끔 눈치를 줄 뿐...


저 영롱한 눈망울.....하악하악~


대체로 한가롭고 아늑하고 포근한 카페 "헛간".
저곳 어딘가에 고양이 주인 두 마리가 숨어있다. 아니, 그냥 어딘가에 늘어져 있다.


고양이 냄새가 나지 않는 고양이 집이다.
원래는 온실로 만들었는데 고양이들이 커가면서 집이 필요해져서 양보했다는 공간...
가끔 저곳에서도 차를 마신다.
왜냐하면,


얘가 가끔 이러고 있으니까!!!!


원한다면 와인을 마실 수도 있는 곳.
손님들이 카페 문을 잘 못 찾는 곳. (옆으로 미세요~)
손님이 문을 잘못 열면 고양이들이 가끔 탈출해서 손님인 나까지 고양이를 잡으러 다니는 곳.
하지만 안전하고, 포근하고, 편안한 카페 "헛간".
내 오랜 단골 카페다.



협찬을 꿈꾸기는 하지만 아직은...
제돈 주고 제가 사먹은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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