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백 의자구입 그리고 셀프수리

의자는 역시 듀오백! 임을 확인시켜준 셀프수리 사건! 체험기!

1. 듀오백 체어맨의자

큰돈을 벌겠다며 듀오백에서 비싼 의자를 샀던 적이 있다. 십수 년 전에...
그때는 100만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인터넷에서 좀 싸게 판다. 큰돈은 못 벌었지만 좋은 의자가 남았다.

2. 10년 후

아무리 좋은 뜻으로 비싼 의자를 샀다 해도 시간이 지나니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내가 앉아있다가 부서지면 내가 더 돼지 같을까 봐 조심해서 사용했다.
의자 아래 오른쪽 앞에 달린 레버를 당기면 의자가 뒤로 넘겨지는데, 내가 원하는 만큼의 각도로 조정해 놓고 나면 고정이 되어야 하는데 넘어가는 것도 헤까닥 넘어가고 고정도 되지 않았다.
수명이 다했으니 이제 의자를 바꿀 때가 됐다고 생각은 했는데 좋은 의자를 오래 쓰다 보니 싼 의자를 사기는 싫고... 책 읽고 돈 안 되는 블로그질 좀 하자고 100만 원 자리 의자를 사기도 좀 망설이고 있는데 어느 날 남편이 A/S를 받자고 하는 거다. 10년도 더 전에 산 의자를 A/S를 받자고?

3. A/S 신청

의자 바닥을 뒤져 모델명을 알아낸 후 일단 듀오백에 전화를 걸었다.
10년도 더 된 물건이라 너무너무 창피했지만 남편이 걸었으니 나는 괜찮았다.
전화를 걸기는 했지만 진짜로 자세히 증상을 설명하고 있는 남편을 보면서 전화받는 직원분이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다. '아저씨가 괴롭히는데 다 응대해줘야 해서 안됐다.'라고 생각하며 듣고 있는데 갑자기 가격상담도하고, 날짜를 잡고 약속시간을 정한다. 10년 넘었는데 A/S 신청을 받는다고?
출장비 25,000원에 수리비 125,000원 예상한다고 친절히 알려줬다. 15만 원이면 새로 사겠다고?
내가 바로 얼마 전에 듀오백에서 15만 원짜리 의자를 샀었다.

듀오백 DK 2600 패브릭 의자 학생의자 컴퓨터 의자 : 듀오백
- http://naver.me/GSXIXD8d

듀오백 DK 2600 패브릭의자 학생의자 컴퓨터의자 : 듀오백

4. 듀오백 학생의자

제주도 집에도 의자가 필요해서, 듀오백이면 다 좋은 줄 알고 구매했는데, 저 학생의자라는데서 '학생'이 '초등학생'을 말하는 거였나 보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의자는 책상다리하고 삐딱하게 기대서 모든 작업을 다 할 수 있는데 이 학생의자는 엉덩이 걸치고 똑바로 앉아있기도 썩 편하지 않다. 듀오백이라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는 걸 배운 가격이 15만 원이다. 이미 조립을 다 한 데다가 제주도까지 배송을 시켜놔서 반품도 어려워 그냥 사용 중인데 역시 가격차이에 따라 의자도 많이 달랐다.
그래서 15만 원을 주고 100만 원짜리 의자를 살려낼 수 있다면, 그렇게 해주신다면, 살려보기로 했다.

5. 셀프 A/S

A/S기사님이 방문하기로 하신 날짜가 다가와 일정을 조정하던 즈음에 전화가 한통 왔다. A/S기사님이시라고.
남편과 약속시간을 확인하시는 듯했다. 그러더니 남편이 갑자기 공구를 찾으면서 통화를 이어갔다. 스피커폰으로 바꾸고 의자를 뒤집더니 '그 앞에 있는 너트'를 반 바퀴를 조였다. 기사님 말씀이 더 돌리지말고 반바퀴만 돌리고 앉아보고 안되면 반바퀴 더 돌리되 그렇지 않으면 너트를 막 돌리지는 말라고 하신다. 반바퀴 돌리고 의자를 세워 앉아서 의자를 조정해보니 멀쩡하게 잘된다. 어머나. 이게 너트 반바퀴 돌리니 고쳐졌다.

6. 감동

다행히 그렇게 우리는 15만 원을 지켰고, 기사님은 먼 출장길 하나가 취소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너무 신기해서 그제야 '듀오백 셀프 A/S'를 인터넷에 쳐보니 수많은 후기가 올라와 있는 데다가, 듀오백 공식 홈페이지에서 바퀴며, 의자 좌판까지 각종 부품도 팔고 있었다. 부품만 사서 조립을 해서 써도 될 만큼 각종 부품을 다 팔고 있어서 진짜 감동했다.

https://www.duoback.co.kr/goods/catalog?page=1&searchMode=catalog&category=c0004&per=40&sorting=ranking&filter_display=lattice

셀프A/S - 듀오백

많은 사람들이 '듀오백 셀프 A/S'를 행하고 있었다. 나만 몰랐다. 나만 몰랐어.
다음부터는 '뭔가 고장이 나거나 필요한 서비스가 생기면 일단 한번 더 확인해보고 버려야겠다.'는 걸 배운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