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야마 여행을 7박 8일 동안 엄청나게 여유롭게 다녔다. 조금 비싼 교통비를 지불한다면 '다카마스'와 '고치'를 다녀올 수도 있는 거리지만, 아직은 환자인 나는 그냥 마쓰야마에서만 잘 놀았다. 다카마스까지 2시간 20분이면 가는 급행 버스가 있었지만 굳이 먼 길 여행하려던 게 아니라서 마쓰야마에서 푹 쉬다 왔다.
마쓰야마 여행의 장점은 마쓰야마 시의 한국인 광광객 유치 노력이 여기저기 보여서 약간은 대접받는 기분으로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쿠폰만 잘 챙긴다면 관광하는 모든 입장료가 무료여서 오로지 먹는데만 집중할 수 있다.
공항
일본 여느 지방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작고 깨끗한 공항이었다. 내리자마자 우동냄새가 났지만 무료 셔틀버스 시간이 어찌 되는지 몰라서 못 먹었는데, 귀국길에 들른 공항에서 먹어보니 우리 부부가 진짜 진짜 좋아하는 사누끼 우동이었다.
일단 입국심사를 끝내고 나가면,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러서 여권을 보여주고 쿠폰을 받는다. 그리고 공항 오른쪽 끝으로 가서 두대의 버스 중 내 행선지와 맞는 버스에 올라 짐을 올려놓은 후에 출발 시간을 확인하고 뛰어가서 우동먹고 오면 된다.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편도 약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숙소
이번 우리의 딱 한가지 실수는 7박 8일을 한 호텔에서 묵었다는 점이다. '컴포트 호텔 마쓰야마'는 조식이 나오고, 다른 일본 비즈니스 호텔보다는 약간은 여유로운 크기의 깨끗한 방과 욕조가 준비된 욕실이 있기 때문에 2박 3일이나, 3박 4일 코스에서는 추천할만하지만 8일간 호텔 바꿀 생각을 안 한 건 실수였다. 8일간 같은 메뉴의 조식을 먹었다.
호텔은 키오스크 셀프 체크인이고 한국어가 준비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다. 체크아웃 후에도 짐을 맡길 수 있는 캐비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조식이 끝나고 아침 10시부터 밤 12시까지 개방되어 있는 1층 카페에서는 무료 커피와 차를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언제든 쉬다 갈 수 있어서 좋다.
쇼핑
쇼핑을 원한다면 '타카시마야' 백화점이 근처에서는 가장 나은 것 같다. '미츠코시' 백화점은 1층 식당가를 빼면 전혀 살만한 물건이 없었다. 일본 소품을 좋아한다면, '타카시마야' 백화점 7층에 '도큐핸즈'가 있고, 캐릭터 제품을 좋아한다면 도고 온천 주변에 '지브리'와 '리락쿠마' 샵이 있다.
우리는 100엔 샵인 '다이소'랑 'CAN*DO'에서 알찬 쇼핑을 즐기기도 했다.
이번 여행의 미션은, 어머님이 지난번 샷포로 여행 때 만지작거리시다 내려놓으셨다던 자동으로 열리고, 자동으로 닫히는 작고 가벼운 사이즈의 우산을 찾는 것이었는데, 결국 처음에 '타카시야마' 백화점 7층에서 구매했다. 텍스를 포함하여 5,500원이 넘으면 7층 '텍스환불' 코너에서 500원을 환불받을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우산을 찾아서 다행이다.
먹거리
여러 유튜버들이 보여주는 도미밥의 모습이 그닥 우리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안 먹어봐서 뭐라 말하는 건 무리지만 나머지 음식들은 크게 맛있지도, 크게 실망을 시키지도 않는 평범한 일본 음식들이다. 그냥 걸어 다니다가 '저기 맛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보이면 다음날 가서 먹었고, 아주 자주 '타카시마야' 백화점 지하 슈퍼에서 6시 넘어 세일 품목 사다가 먹었다. 우리도 가끔은 미식여행을 할 때도 있지만 이번엔 그냥 '슬렁슬렁' 여행이어서 그 정도로 충분히 행복했다.
거의 하루에 한번씩은 편의점에서 단것들을 사 먹었다. 푸딩, 몽블랑, 크림빵 등 너무 신나게 사 먹었다. 이번 편의점 투어에서는 원래 디저트는 '로손'이라는 선입견이 깨지는 중요한 경험을 했다. '패밀리 마트' 만세. 달다. 딸기 우유가 맛있다.
관광
마쓰야마에도 좋은 곳이 더 많겠지만, 내가 다닌 곳은 마쓰야마성, 우치코, 도고온천 그리고 마쓰야마 시내를 하루에도 몇 바퀴씩 돌아다녔다. 이번 여행이 유난히 여유롭기는 했는데, 내가 다닌 코스만 다닐 거라면 (대부분의 관광객들과 같은 코스다.) 살짝 부지런히 다니면 2박 3일로도 충분히 다닐 수 있다. 마쓰야마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 부지런히 2박 3일, 여유롭게 3박 4일 추천한다.
쫄보라서 놀이기구를 잘 못 타는데 정말 안 위험해 보이는 리프트를 타고 마쓰야마 성에 올라가는 길이 너무 재미있었다. 마쓰야마 성도 보존이 잘되어 있는 성이고, 다른 성들과 달리 쉬엄쉬엄 볼 수 있게 의자들도 많이 마련되어 있어서 좋았다.
마쓰야마 공항에서 여권을 보여주고 받은 쿠폰만 다 사용해도 마쓰야마 여행은 완성하는 것 같다. 쿠폰에 없는 '도고온천 본관'은 입장료가 450엔인가 그랬는데 사진을 못 찍어와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마쓰야마에 갔다면 충분히 방문해 볼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문화
어느 지역이나 기본적인 배경 지식이 있으면 좀 더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다. 마쓰야마 여행에서는 '봇짱'과 '도고온천의 역사' 정도만 알고가도 될 것 같다. 우치코는 전혀 모르고 갔는데 쿠폰으로 무료 입장한 곳에서 설명해 주시는 분도 계시고 여기저기 한글 브로셔도 있어서 새롭게 알게 되는 재미도 있었다.
봇짱
일본의 국민 작가 '나쓰메 소세끼'의 소설 '봇짱'은 '도련님' 이라는 뜻으로, 마쓰야마를 배경으로 한, 도련님인 '신사베 이스에'가 전통을 가장한 구세대의 악습과 싸워나가며 성장해 가는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워낙에 유명한 국민 작가의 작품이라서 일본에서는 필독도서라고 한다.
도고온천
역시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강철과 유리"의 배경지로도 유명한 도고 온천은 약 3,000년 전에 발견되었다고 전해진다. 옛날에는 신성한 곳으로 여겨져, 신사나 불교 수도원에서 경건한 불신자들을 위해 사용되었으며, 최근에는 '지브리'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더 잘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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