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남편도 근래에 가본 적이 없다는 '범어사'에 가보기 위해 부산 가는 길은 동래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봄 햇살 아래 연등이 끝없이 펼쳐진 범어사의 모습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된다 해도 후회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BAMA( Busan Anual Market of Art)에 가려고 부산에 내려왔다. 날씨는 지독하게 좋고, 오는 길, 길목길목에 흐드러진 벚꽃들이 낭창낭창한게 봄맞이 여행이 여간 좋은 게 아니다. 내려오길 잘했다.
세 개의 커다란 문과 계단을 지나 올라가면 절이 나온다. 산속 깊은 곳에 있는데도 입장료도 없이 차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고, 주차장이 넓은것도, 굉장히 개방되어 있는 느낌의 절이라서 아주아주 좋았다. 주차비는 3,000원. 입구에서 내고 올라간다.
정확히 이 장소인지는 모르지만, 어릴적 범어사 건너편 계곡에서 놀았었다고 하니 이 어딘가겠지? 계곡 소리가 좋다.
저 산에 단풍이 오르면 얼마나 아름다워질지 짐작도 어려운 모양새다. 산새와 어우러진 기와지붕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너무너무 예뻤다. 아무리 좋은 카메라를 들고 와도 내가 눈으로 본 느낌을 담을 수 없는 것이 항상 안타깝다.
벚꽃 군락지는 아니지만 군데군데 커다란 벚나무에 흐드러진 벚꽃이 기와와 기와 사이에 꽃다리를 만들어 주는 모습도 어찌나 아름답던지 남편과 어머님을 버리고 이리저리 혼자서 뛰어다녔다. 좋은데 가면 혼자 흥분해서 뛰어다니는 버릇이 있다.
작은 불당들이 곳곳이 있고 그 안에 조용히 혼자 앉아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었다. 언젠가 한번쯤 혼자 가게 된다면 멍하니 앉아있어보고 싶다. 어떤 생각이 들까? 그 집의 주인은 나에게 어떤 말을 걸어줄까?
교토 기요미즈데라에서 봤던 그 계단이랑 너무 닮아서 찍어봤다. 관광객으로 미어터지는 교토보다 훨씬 깨끗하고, 훨씬 한적해서 좋았다. 곳곳이 예쁘지 않은 곳이 없었다.
나도 이름하나 걸어보고 싶은 기분이다. 저렇게 예쁘게 걸어놓으면 그 어떤 신이라도 작은 소원 하나쯤은 들어주지 않을까... 싶었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아름답다 해도 그 한국에서 나고자란 사람은 잘 모른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 그런 생각을 했다. 어딜 가면 이렇게 아름다운 사원을 보겠나. 층을 높이지 않고 법당의 크기도 크지 않고, 절제된 색의 건물에, 햇빛 아래로 말려 들어간 부분들에만 알록달록 색을 더해서 생명력을 더한 건물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 없었다. 오늘은 하늘도 한몫했다. 진짜 부산에 오길 잘했다.
금정총림 범어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4 교구 본사로서 10개의 산내 암자와 20백여 개의 산외말사로 이루어진 영남 3대 사찰 중 하나이다. 신라 문무왕 18년(678) 의상 대사의 화엄십찰 중 하나이며, 화엄경의 이상향인 화장세계 구현과 왜구를 막는 호국 사찰로 창건되었다. 흥덕왕 10년(835)에 크게 중창되었으며, 조선 선조 25년(1592) 임진왜란으로 전소된 것을 모전 화상고 그 문도들에 의해 복구되었다. 숙종 29년(1703) 금정산성 출조 후 승군 사령부로서 성곽 수비를 맡는 등 지역방위체제의 일익을 맡았다. 구한말에는 선풍 진작을 통한 민족불교 운동의 구심점으로서 선찰 대본산이 되었고, 1919년 3.1 독립만세운동 때는 범어사 학림 의거를 주도하는 등 항일운동을 펼쳤다. 1950년대는 동산 대종사가 주도한 불교 정화운동의 중심지로서 한국 근대 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기는 등 수많은 고승들을 배출하면서 오늘의 종합 수행 도량인 총림으로 발전해 왔다.
-범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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