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파크골프라는 게 대 유행이라 중간 가격의 파크골프 클럽을 사려면 대기를 해야 할 정도다. 그 대 유행에 우리 어머님이 편승하셔서 한번 자세히 알아봤다.
코로나19로 거의 모든 모임이 중단되고 나니 80대 건강한 우리 어머님이 할일이 정말 없어져 버리셨다. 그렇게 2년 정도를 얌전히 지내시다 이제 정말 지쳐갈 무렵, 한동네 사시는 숙모가 요새 재미있는 운동 하신다면서 어머님을 모시고 파크골프장에 나서셨다. 어머님과 이 운동이 맞을지 몰라서 일단은 숙모 채를 빌려 한 일주일만 쳐 보시고 채를 사기로 하고 나가신 어머님이.... 40분 만에 전화하셨다. 당장 채 주문하라고. ^^ 드디어 바깥공기 쐬며 하실 수 있는 운동을 찾으셨다.
파크골프는 우리보다 노인인구의 폭발이 먼져 일어났던 일본에서 생겨난 경기다. 파크골프 클럽은 일단 골프클럽의 드러이버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모양, 크기도 다르고 일단 채의 길이다 다르다. 가격은 10만 원 대부터 200만 원대까지 다양하지만 우리는 초보자용으로 약 30만 원 정도에 맞추기로 하였다. 결국 파크골프에 대해 아무 지식도 없는 우리는 숙모와 같은 사양을 주문하기로 하고 미즈노 S-211로 주문했다.
골프가방은 너무 딱딱하지 않고, 또 너무 헐렁해서 힘이 없으면 불편하다는 것, 그리고 공과 장갑 등을 넣고 다닐 것 등을 감안해서 쿠팡에서 주문했다. 색깔은 잘 찾으시도록 빨간색으로 주문했다. 모두들 비슷한 가방들을 드시겠지만 그래도 빨간색이 이쁘지~
공은 빨강 형광이 가장 잘 보인다는 숙모의 조언에 따라 빨강색으로 2개 주문하고, 네임펜으로 이니셜을 적고 그 위에 투명 매니큐어로 코팅을 했다. 아직까지는 잘 사용하고 계신다.
평생 골프 쳐본적 없고, 경기를 재미있게 관람한 적도 없는 어머님인데도 골프와 모든 룰이 아주 비슷한 파크골프를 아주 재미있게 즐기고 계신다. 일단 가장 다른 것은 클럽의 길이인데 파크골프채가 훨씬 짧다. 그리고 공을 세게 쳐도 공이 멀리 나가지 않게 되어있다. 골프장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파크에서 치는 골프이기 때문에 부상을 막고자 그런 것 같다.
파크골프
- 한 홀의 길이는 30~150M 정도다
- 티그라운드에서 그린홀 안에 티컵까지가 1홀이다.
- 9홀을 하프, 18홀을 1라운드 브르며 홀인원도 있다.
- 페어웨이, 벙커, OB등 다양한 코스가 있다.
- OB 등 룰 위반 시 2타 벌점이 있다.
- 4인 1조로 일반 골프와 같다
- 18홀 기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시작점-티잉그라운드(Teeing Ground)
- 1.5M*1.5M 이상 크기로 볼을 올려놓고 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페어웨이(FAR AWAY)
- 잔디를 짧게 깍아놓은 구역과 조금 길게 둔 러프 구역으로 나뉘나 이 두 부분을 모두 포함하여 페어웨이라고 한다. 공을 쳐서 페어웨이에 올라오면 정상 괘도에 진행 중인 것이다.
벙커(BUNKER)
- 해자드(Hazard)라고도 부르며 코스의 난이도와 재미를 더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장애물로 주로 모래웅덩이나 무성한 풀이 자라는 구역 등이 있다.
OB(Out of Bound)
- 정상적으로 공이 가야하는 길을 벗어나 가지 말아야 할 곳으로 들어가는 것을 OB라고 한다. 벙커나 해 자드에서는 빠져나올 수 있지만 OB는 공을 살려낼 수 없는 곳을 지칭한다. 이 또한 경기의 난이도를 높여서 재미를 더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으로, 벌점 2타가 더해진다.
그린(GREEN)
- 마지막으로 공을 쳐서 구멍안으로 집어넣어야 한 홀을 마무리하는데, 이 티컵 주변으로 잔디를 짧게 깎아 정비해놓은 곳을 말한다. 가끔 정비가 되어있지 않은 구간이라도 이 티컵의 주변을 의미한다.
파크골프 경기장
- 파크골프는 주로 숏(파3타), 미들 (파 4타), 롱 (파 5타)등의 코스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9홀은 33타, 18홀은 66타로 구성되어 있다.
- 지역 골프장에 따라 다르지만 시에서 만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는 곳이 많다.
파크골프 장비
- 파크골프공 - 혹시나 잊어버릴 지 모르니 2개 주문하면 된다.
- 파크골프클럽(채) - 초보자용 골프채도 많이 팔고 중고 사이트에서도 많이 거래된다고 한다.
- 파크골프채 가방 - 너무 뻗뻗하면 넣고 꺼낼 때 힘들고, 너무 흐느적거리면 골프장에서 보관이 어렵다.
- 장갑 - 손에 잘 맞는 장갑이 필요한데 꼭 골프용 장갑이 필요한건 아니다.
- 허리 파우치 - 핸드폰이나 물 같은 건 바로바로 손에 닿도록 허리 파우치가 있으면 편하다.
복장
- 걷는데 편안한 운동화나 골프화
- 스윙하기 편한 운동복 - 골프복을 입는 경우가 많지만 골프와는 다르게 꼭 구색을 갖추지 않아도 괜찮다.
- 볼마커 부착 가능한 모자
- 장갑
파크골프 기본매너
원래 골프는 매너의 스포츠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필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주의해야 부상도 막고 즐거운 경기를 할 수 있다.
- 팀원이 모두 티샷을 하고 나서 홀에 진입하기.
- 팀원 모두 홀 아웃하고 나서 뒷팀에서 손짓으로 알려주기.
- 앞에 팀이 홀아웃 하기 전에는 절대로 샷 하지 않기.
첫날 다녀오신 어머님의 볼이 빨갛다. 추운 날이었는데도 얼마나 즐거우셨는지 상기된 어머님의 볼에서 그날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숙모와 두 분이 가셔서 모르는 사람들과 짝을 맞춰서 4명씩 한 팀으로 경기하셨다는데, 모르는 사람들과 하는 경기인데도 내성적인 어머님도 아주 즐거워하셨다.
골프채는 해외직구가 가능했지만, 30만 원 돈의 물건을 반품이나 as도 어려운 직구보다는 리뷰가 많은 중간 상인을 통해서 주문하는 게 마음이 편해서 그렇게 주문했다. 골프채 가방은 따로 주문했고 가방이 먼저 도착했는데, 내가 주문한 골프채에 가방이 딸려왔다. 미리 확인하고 주문했으면 좋았겠지만, 어차피 서비스로 딸려온 가방은 너무 힘이 없어서 사용하지 않는다.
일주일 정도 숙모의 골프채로 두 분이 열심히 다니시다가, 골프채가 도착하니 어머님이 먼저 가서 치고 계시기도 하고, 더 치다가 오시기도 한다. 2년간 집에 갇혀만 계시다가 답답함이 다 풀려나가신다고 한다. 친구들에게 알려주었다. 파크골프를 아냐고. 부모님께 꼭 시켜드리라고. 더 많은 파크골프장이 생기고, 더 많은 어르신들이 멍하니 하천을 따라 걷는 것보다 재미있는 파크골프를 즐기실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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