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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맛집

코코분식

by 교양중년 개복치씨 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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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를 시켰는데 칼국수인지 수제비인지... 한가락을 들어 한입씩 끊어먹어야 하는 칼국수집은 전국에 여기뿐. 그렇게 두꺼운 면인데도 밀가루 냄새 안 나고, 멸칫국물에 표고버섯이랑 깨 좀 뿌렸을 뿐인데 국물 맛이 세계 최고인 집. '코코 분식'


제주도로 이사 가기 전, 제주도를 무한정으로 들락거리던 당시, 시내에서도 한번 자볼까? 해서 시내 한가운데 숙소를 잡은 적이 있었다. 네온사인은 많았지만 어느 식당으로 가야 할지 몰라서 직원에게 물어보니 직원이 되물었다.
"비싸고 깨끗하고 예쁘고 맛있는 식당을 원하세요? 아니면 그냥 동네 로컬인데 되게 맛있는 집을 원하세요?"
"로컬이요!!" 해서 알게 된 후로 시내에 나가면 꼭 먹으러 가는 집이다.

코코분식 바깥


식사시간엔 언제나 줄이 서있다.

영업시간 : 월, 화, 목, 금 11:00~20:00
정기휴일 : 수, 토, 일
전화번호 : 064-751-1118

칼국수

이 집 칼국수를 먹으며 표고버섯 향이 이렇게나 좋은 건지 처음 알았다. 칼국수엔 트러플보다 표고버섯~!
칼국수 면이 너무 두꺼워서 한 줄씩 들고 끊어먹어야 한다. 그런데도 밀가루 안 익은 냄새 같은 거 없이 너무 쫀득하고 맛있다. 김도 조물조물 잘라서 예쁘게 나오는 게 아니라 그냥 한 장 척~ 하고 올려놓는다. 참기름과 깨소금은 뚜껑이 잘못 열려 쏟은 듯이 때려 부어 놓았다.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 하겠지만 생각보다 더 맛있다.

칼국수와 비빔밥

메뉴
비빔밥 6,000원
칼국수 6,000원
육개장 6,000원

2022년 6월 방문해보니 6,000원으로 천원 올랐네요.  수정합니다~

비빔밥

6,000원짜리 비빔밥은 보다시피 비싸 보이는 재료가 단 한 가지도 안 들어간다. 콩나물, 당근, 표고버섯, 상추, 계란 하나가 전부다. 그런데도 장에 대체 무엇을 넣은 건지 15,000원짜리보다 맛있다. 비빔밥을 시키면 저렇게 칼국수 국물을 주는데 거기에 남편 칼국수를 뺏어오고 비빔밥을 나눠먹는다. 두 사람이 와서 칼국수 하나, 비빔밥 하나 시키면 저렇게 나눠먹을 수 있도록 준다.

육개장

6,000원짜리 육개장이라니 반가운 마음에 시킬때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아는 그 소고기 들어간 빨간 육계장이 아니다. 돼지고기와 고사리가 듬뿍 들어간 완전 제주식 육계장이다. 식당안에 육계장을 먹는 사람들이 있으면 현지인이라고 짐작할 수 있을만큼 제주색이 강한 음식이다. 아직은 데려간 육지인들중에 이집 육계장을 끝까지 먹은 사람은 없다. 가격이 저렴하니까 육계장 하나쯤 더 주문해서 어떤 맛인지 보는 건 적극 추천한다. 다른 식당 가면 만원씩 받는 음식이니까. 하여간 그래서 사진이 없다. 근래에는 시도한 적이 없어서.

주문은 착석 후, 주문지에 테이블 번호와 메뉴 수량을 적어 이모에게 가져다주시기 바랍니다.

예전에는 남자, 여자 그릇이 달랐었다. 양이 워낙에 많은 집인데 여자들이 자꾸 음식을 남기니까 나름대로 양을 줄여서 주셨었다. 지금 가게로 이사한 뒤로는 그릇 크기를 다르게 주지는 않는데, 테이블 위에 있는 메뉴 종이에 칼국수 2개를 적어 이모님께 드리면 주방을 향해 "칼국수 남자 하나 여자 하나~"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을 수 있다. 아주 약간 양이 다르다.

전 메뉴 포장됩니다. - 주문순서데로 포장됩니다. (포장용기 500원)

포장 주문이라고 먼저 내어주는 게 아니라 말 그대로 홀과 포장을 주문순서데로 주신다.

물과 추가 김치는 셀프입니다.

제주도의 모든 식당에서 무를 활용한 반찬이 나온다. 제주도는 뿌리채소가 잘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무와 당근과 마늘이기 때문이다. 이 집에도 무 김치만 두 개 나온다. 하나는 네모 납작하게 썰어 담근 섞박지고, 하나는 아주 얇게 채를 친 무생채다. 나는 이 무채 하나로 다 먹는다. 너무 맛있다. 아~ 침 나온다.

지금 자리로 이사한 후로는 문 여는 날을 정해놓기는 했지만 그게 100% 지켜지지는 않는다. 위에 전화번호도 적어 놓았으니 항상 전화해서 확인하고 방문할 것을 권한다. 아주 여러 번 헛걸음한 적이 있는 경험자의 말이니 믿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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