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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파주 출판단지 '지혜의숲'

by 교양중년 개복치씨 2022.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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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단골 촬영지 파주 출판단지 안에 있는 책 공간 '지혜의 숲'에 다녀왔다.


그동안 얼마나 가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책 '사는걸' 너무너무 좋아하는 좋아하는 사람인데 요새는 책을 사든 빌리든 웬만하면 인터넷으로 해결하고 있어서 저렇게 책이 가득한 공간에 갈 일이 별로 없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로는 하릴없는 한량처럼 교보문고에 가서 스윽 스윽 괜히 책을 만지작 거리며 빈둥거리기도 쉽지가 않다. 게다가 어렵게 간간히 읽는 책도 리디북스로 해결하고 있다 보니 진짜로 책을 만지거나 종이 냄새를 느껴볼 틈이 없었는데 오늘 드디어 엄마 아빠를 모시고 놀러 다녀왔다.

영업시간

월~금 10:00~18:00
토, 일 10:00~20:00

 


<화유기>, <김비서가 왜그럴까> 등등 수많은 드라마에 나왔던 곳이다.

 


원래 오늘의 목표는 효도였다. 매일 집에만 계셔야 하는 노인들에게 바람이라도 쐬드리고자 외출을 계획했는데 이 날씨에 어딘가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아빠는 이제 걷는 걸 아주 싫어하시고 당뇨 때문에 시력을 너무 많이 잃으셔서 미술관에 데려다 놔봐야 아빠에게는 그다지 즐거운 소풍이 될 것 같지 않았다. 실내이면서, 노인들이 부담이 없으면서, 서울보다는 좀 바깥이면 좋겠고... 머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다. 파주 출판단지 '지혜의 숲'!!

 


이 동네 주차는 대부분 길거리 주차였다. 남의 차 통행로를 막지 않고, 소화관 자리를 피해서, 건널목도 피하고, 코너도 피하면서 길거리 주차를 하면 되는데, 길에 사람 하나 없는 을씨년스러운 겨울날에 주차 자리가 하나도 없어서 동네를 두 바퀴 빙빙 돌았다. 그래도 결국 주차 자리는 찾았고 나의 비명 넘치는 즐거운 날이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훨씬 멋진 곳이었다. 조금 날씨가 좋고, 엄마 컨디션이 조금만 더 좋았어도 아랫층에 있는 '활자의 숲'에도 가보고 싶었지만 이제 조금만 돌아다녀도 피곤하신 엄마는 1시간여의 이동에도 금방 피곤해지셔서 그냥 앉아서 분위기 구경하며 커피나 마시기로 했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1층에 위치하고 있는 지혜의 숲은 가치 있는 책을 한데 모아 보존 보호하고 관리하며 함께 보는 공동의 서재입니다. 지혜의숲은 출판도시문화재단이 2014년도에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조성한 이래 재단의 자체 재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복합 문화공간입니다. 출판도시문화재단은 출판단지 조합이 출자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설립을 허가한 비영리 재단법인입니다."

 


1층에 있는 '북소리' 서점. 밖에 진열된 책들은 자유로이 읽을 수 있고, 읽고나면 제자리에 반납하여야 한다. 그리고 한 번에 한 권씩만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안에 있는 이 '북소리'서점에서는 책을 판매하므로, 바깥에서 읽던 책을 가지고 들어가서도 안되고, 안에서 계산하지 않은 책을 이 문밖으로 들고 나와서도 안된다. 문구류도 팔고 있었으나 어른스럽게 지나쳐 나왔다.

 

북소리 책방

영업시간 매일 10:00~19:00
031-955-0081

 


'북소리' 서점을 정면으로 보고 서서 오른쪽에 출입문이 하나 있다. 그 문으로 마당을 걸어나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돌계단이 하나 나오는데 그 계단을 오르면 커다란 벽과 계단이 나온다. 작은 유리창들 안에서 스며 나오는 더 작은 조명들이 보인다. 그곳이 바로 헌책방 '보물섬'이다. 입구는 저 틈을 지나가면 반대편에 있다.

 

헌책방 보물섬

월~금 10:00~18:00
토, 일 10:00~20:00
매우 월요일 휴무
031-955-0077

 


문구류는 지나쳤으니 중고서점을 지나치는 사람은 아니다. 절대 그런 사람 아니다. 요 근래에 가본 중고서점에는 근래에 출판된 책이 아예 없거나, 혹은 중고인지 새책인지 모를만큼 가격이 비싸거나 했는데 여기는 아름다운 가게에서 기증받아 파는 책이다 보니 아주 저렴하다. 김영하의 '오직 두사람'을 4,000원, Stephenie Mayer의 'The HOST'를 3,000원 주고 사 왔다. 그동안 티브이에 나온 김영하 작가님이라면 4,000원을 주고라도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책을 읽는다면 아주 좋아하실 것 같다. Stephenie Mayer는... 내가 한때 그녀의 작품 'The Twilight'전권을 완독 한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읽을 수 있겠지?


넓은 공간을 가진 파스쿠치에서 맛있는 디저트와 함께 커피도 한잔할 수 있다. 의자도 적당히 편안해서 좋다.

파스쿠찌

운영시간 매일 8:30~22:00
031-955-0099


커피와 함께 식사도 할 수 있는 나인 블록도 바로 붙어있다. 분위기가 진짜 고급스럽고 예뻤다. 커피값이 비싸면 마음이 불편한 아줌마라 아메리카노가 6,000원이라서 안 갔다. 못 갔나? 싸고 맛난 거 많이 먹자!!!

나인블럭

운영시간 매일 10:00~20:00
031-955-0072


http://forestofwisdom.or.kr/

 

지혜의숲

나무가 책이되고, 책이 지혜가 되는 지혜의숲

forestofwisdom.or.kr


엄마 아빠 덕에 오늘은 좋은 구경을 했다. 엄마 아빠 바람 쐬어 드리려고 맘먹지 않았다면 우리 둘이 파주까지 놀러 갈 일은 없었을 테니까. 노인들이 좋아하는 걸 찾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요새 아이들이 가는 곳을 구경시켜드리는 것도 재미나다. 어린아이들처럼 신기해하시는 모습을 보면 '잘 나왔구나~'하는 생각이 절로든다. 오늘 하루도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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